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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겐 내가 가끔 만나는 친구일뿐이지만
난 널 20년동안 그리워했어.
뉴욕 중심가에 '브로크백 김밥' 가게를 차리겠다는 박민주의
독기어린 계획에도 사실 그렇게 관심을 가지진 않았다.
( 투자는 하겠다고 했지만)
그러고 보니 그때는 그가 살아 있었다.
죽은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서 꼴도 보기 싫기도 하고
하루종일 그가 남긴 것들을 바라보며 현실을 외면 하고 싶기도 하고.
히스 레저가 죽은 후에 그의 영화를 여러번 다시 봤는데
이번 달 19일에 재개봉 하는 다크나이트도 다시 보고 싶지만 그의 조커 연기는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
( 두번째 볼 때 정말 머리가 다 아팠다.)
수진이랑 밤새도록 DVD방에서 볼려고 고른 두 영화 중에 하나.
(그러고 보니까 김수진이랑 처음으로 같이 본 영화네.)
다른 하나는 친니친니였는데 정말 시끄러운 영화였다.
( 틀어놓고 자버렸으니까 당연한거지만)
음악 만은 좋았다. 피아노 곡도 그렇고.
A Lover's Concerto 부르는 진혜림의 목소리가 아주 좋다.
아무튼 난 정말 최대한 사심을 담아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에니스가 밉고 미워서 정말 죽여버리고 싶었다.
잭이 불쌍하고 알마도 불쌍하고
돈 벌레라고 생각했던 루린마저 마지막엔 진짜 불쌍하고. 씨.
그치만 끝에는 도저히 미워할 수 없었다.
어쩔수 없다거나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말 정말 싫지만
에니스와 잭은 사랑할 수 밖에 없었다.
에니스는 누구에게도 들키지않고 조심스럽게 영원히 둘의 관계를 유지 하고 싶어했고( 어릴 때 동성애자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무섭도록 보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
잭은 다소 무모하지만 각자의 생활마저 다 버리고 용기 있게 사랑하고 싶어했었다.
에니스가 좀 더 용기 있는 사람이었다면...
( 용기가 없다고 하기에는 또 그는 참 대담하다)
잭만큼 지고지순하고 순종적인 사람도 참 드물거다.
(제이크 질렌할 별로 안좋아하는데 불쌍해서 좋아졌다)
눈물이 날 만치 그는 오직 에니스만 바라보았다.
Jack, I swear...
난 이것도 그대로 못받아들이고 화가났다.
사랑해도 사랑한다 하지못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꾹꾹 담아 눌러서
속앓이에 어쩔줄을 모르는 에니스가 정말 안타까웠지만
잭이든 가정이든 어느쪽이든 제대로 좀 신경쓰라고!